아오 열받아
그러니까 이게 무슨 기분이냐면 말이야,
스무살 때, 학교 안까지 들어온 카드 발급 영업사원이 친절히도 원래는 하나만 주지만 특별히 두개씩이나 주겠다는 키티 인형 덕분에 신용카드를 발급했어.
그게 말이야, 어렸다고는 해도 사리분별이 불가능할만큼 무지했다고는 말할수도 없지만
스무살때는 뭔가 모를 무모함이 있다니까.
분명 하늘에서 주는 용돈이 아니고, 언제고 내가 갚아야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마구 긁어대기 시작했지.
그렇다고 딱히 오래도록 남을 좋은 옷이나 가방, 신발을 산것도 아니고 (물론 간혹 있기야 했겠지만)
남는 것이 없었던 것보면 먹는 것, 마시는 것, 친구 선물, 뭐 이런데다 썼던 모양이지.
지금 긁는 푼돈이 모이고 모여, 나중엔 뒷통수에 맞으면 죽을수도 있는 돈뭉치가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게지.
그 시절, 그것이 뭐 좋은 것이 된다고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친구가 있었지 (-_-;;;;;;;;;)
서로 내가 긁을게, 아냐 내가 긁어야지, 하며 누구의 마그네틱이 더 강한가 실험하듯, 미친짓을 일삼았지.

그러던 어느날,
올것이 왔지.

그래, 카드 명세서.

분명 이것은 무언가 잘못된것이다, 난 분명 이렇게 어마어마한 숫자를 본적도 없고 쓴적도 없다며 빈혈이 올때까지 머리를 흔들고
하나하나 체크해보면 다 내가 긁은 것이요,
하나하나 계산해보면 계산은 정확하고. 오히려 원단위 절사 어쩌구 때문에 조금 깎아주면 깎아줬지..

친구랑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지.
친구는 나보다 더했어. 잠이 안온다는 둥, 죽을 것 같다는 둥, 길을 걷다보면 경찰이 자기를 알아보고 잡을 것 같다는 둥..
난 배포있게, 우리 일해서 갚자, 그러면 되지, 라고 말했지만 나라고 안떨렸을리 있어?
어쨌든 난 일을 시작했고, 수업이 끝나면 과외와 단기 써빙, 동대문 의류시장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루에 서너시간 잤을까?
친구에게도 계속해서 일자리를 알려주고, 일단 와봐라, 와봐라 했지만 왜 그런지 안오더라고.
난 걱정되는 마음에 계속해서 닥달하고, 일하자 일하자.

나, 그때만큼 열심히 산 적이 없던 것 같애. 지금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까?

어쩄든 그리하여 내 빚이 거의 청산되어 갈쯤, 너무 걱정이 되어 친구에게 물었지.
내가 어떻게 조금이라도 좀 빌려줄까? 도움은 되겠어?

뜻밖에 보게 된 친구의 밝은 미소.
"나, 엄마가 다 갚아줬어."



설명이 길지?
그래, 그런데 이 기분이라는 거야 지금.

늦은 건 절대 없다고, 오히려 경력 때문에 유리할 거라고,
학력, 어학 등 아까운 것 버리지 말라고, 낮추면 끝도 없이 낮추기만 해야 한다고,
높이 좀 바라보자고,
그렇~~~~~게 날 설득해서 같이 도전하고 있었는데,
그래, 넌 여차 싶으니 대학원에 들어가는 구나.

에헤라디야~~~~~~~~~~~~~~~~


알아, 내가 이럴 것은 없다는거.
그건 너의 선택이요, 이것은 나의 선택이요.
그저 동지를 하나 잃은 기분 같은 거?
그냥 그렇다구.
by goodbyelee | 2009/11/05 11:52 | 나쁜년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청담 보살

영화 시작 전부터 시작된 비는
영화가 끝나고도 부슬부슬.
그래도 불쾌함 없이 하하호호 웃으며 올 수 있었으니, 어쨌든 재밌었다는거다.

딱히 큰 기대를 했던 바도 없어서 그랬으니,
행여나 내말을 듣고 커~~~다란 기대를 하면 그건 또 안돼!
어쨌든 코미디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했다.


(아주 간혹가다, 목과 빗장뼈 부근에 잔뜩 힘을 주고 뭐냐, 가녀린 뼈를 보이고 싶은 것이냐? 묻고 싶은 포즈를 아직도 취하기는 했지만)
많~이 세련되어진 박예진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좋았고,
임창정의 연기 또한 좋았고,
아, 서영희의 머리는 순정만화를 보던 시절부터 따라하고 싶던 그 머리.


몇가지 즐거웠던 농담을 적고 싶었는데 잊어버렸다.
결국 딴소리만 해놓고는, 결론은 좋아요 라고.

by goodbyelee | 2009/11/05 11:33 | 좋은 | 트랙백 | 덧글(0)
장미, 비파, 레몬

나는 정말 에쿠니 가오리 류(?)의 소설이 싫다.

문장이 한줄을 넘는 일이 거의 없는 그 짧은 호흡도, 
"점심, 먼저 먹어." 하는 식의 빈번한 쉼표와 문장의 구성도,
굳이 익숙하지 않은 네글리제라든가(잠옷이나 실내복도 충분하다)하는 단어를 선택하는 것, 
스툴까지는 어떻게 이해해주려 해도, 절대 사용할 필요 없는 '테이블클로쓰'에서는 어이구야, 대단하십니다.
의도적으로 간접 광고를 하는 것인지 숱하게 등장하는 각종 브랜드들도.
이제 그 유한부인들의 리얼리티라곤 찾을 수 없이 현실 위에 둥둥 떠다니는듯한 생활에 대해서는 말하기도 귀찮다.
실은 '반짝반짝 화창한 날이었다' 라는, 이제는 동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저 표현들도 싫지만,
그냥 그녀의 독.특.한. 문체 및 스타일이라고 치자.


한 문장이 꼭 길어야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난삽하게 늘어지는 문장보다야 나을지 모르지만
그 쓰잘데기없이 느껴지는 잘려진 호흡들을 따라가다보면 좀처럼 집중도 되지 않을뿐더러
이 글의 원본이 영어라면 공부하긴 좋겠군, 하는 생각만.
지나치게 많은 쉼표로 눈에 밟히도록 '호흡의 간결함!'을 끊임없이 강조하는데
일본 스타일인지도 모르고, 많은 독자들이 그녀의 팬이 되는 이유도 이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테이블클로쓰 등의 생뚱맞은 표현은 역자를 탓해야 하나? 일본에서는 외래어인지도 모르니.

어쨌든 그런데도 읽기를 시작해버려서,
오늘 중으로 다 읽고 말거다.
아, 이 오기로 이루어진 독서라니.





그저 내 취향일 뿐이다.

by goodbyelee | 2009/11/04 13:27 | 책내음맡기 | 트랙백 | 덧글(2)
삼사개월간의 타지 체류

삼사개월간의 타지 체류란,
그 국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모르지도 않는 애매모호한 기간인듯하다.

오지 내지는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는 한,
빠듯한 일정이거나 혹은 좋은 곳만 둘러보게 되는 일주일 이내의 여행보다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알게 해주기도 하며,

한평생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지내도 모르는 부분이 수두룩한데
고작 몇개월로 그 나라에 대해서 젠체하며 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시간.

느낀 점은 많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정과 감동들이 희미해지고, 퇴색되어 가고,
정작 남은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은 나의 체류 경험이 잘못된 듯 하기도 하고.

필리핀에서, 전봇대의 전선줄을 다람쥐처럼 타고 다니던 크고 시커먼 쥐들이 생각난다.
놀라서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가 어느 순간 적응하고,
화장실에서 마주쳐도 그저 발을 구르며 워어, 워어, 멀리 가라며 내 볼일을 봤던 일.
깜짝놀라 소리쳤을 때, 현지의 아저씨들과 아가씨들 또한 하하하, 웃으며 내게 농담을 건넸다.
비웃음이 아닌, 뭐랄까.
어쨌든 꼬이지 않은 순박한 웃음들.

by goodbyelee | 2009/11/02 00:08 | 나쁜년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문자+
"내가 빨리 더 성장해서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할텐데,
요즘 조바심만 나고 내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서 걱정이네.
이러다가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라치면 좋은 소식 있겠지."
"생각해보면 난 항상 이랬던 것 같애. 어쩌면 그저 평범하게 살기 위해 취업을 하고 월급쟁이가 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지도 몰라.
내가 가장 잘하고, 가장 즐기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뭔가 다른 길에 관해서도 머리 굴려보고 있는데, 아직 답은 안나왔지만 언젠가 나오겠지.
어쨌든 넌 내 자랑이야. 너 덕분에 난 은근한 남아선호사상까지 가진 사람이야.
사랑해. 그 누구보다 항상 잘되길 기도하는 사람. 그것이 네게 부담이 될지라도."
by goodbyelee | 2009/10/29 19:22 | 나쁜년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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